[수면교육] 수면교육, 쉽지 않았지만… 우리 아기와 함께 버텨낸 시간
📌수면교육, 그거 당연히 하는거 아냐?
저는 출산 전부터 아예 머릿 속에 아이와 같이 잔다는 개념이 없었어요.
당연히 아이는 따로 자야지! 라는 생각이 있었고, 제 기억 속에도 부모님과 함께 잔 기억은 없었어요.
(물론 동생이 태어나기 전엔 같이 잤을테지만, 가장 어릴 때의 기억이 5살 쯤인데 침대에서 잤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태어날 아기도 당연히 분리 수면을 해야한다는 계획이 있었죠.
하지만 수면 교육은 생각보다 쉽게 되지 않았어요.
힘들었던 이유 딱 한가지를 꼽자면요,
✔️라라스 베게 (옆잠배게)를 사용하고 있었음
라라스 배게는 생후 2~3개월 쯤? 들였던 것 같아요. 유튜브의 온갖 소아과 채널이나 수면교육 채널에선
'아이는 등을 대고 재워야 합니다!',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위험이 있습니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저희 아기는 절대 네버네버 등을 대고 잠들지 않았어요.
등센서라고 하죠.. 어찌나 예민한지 품에 안고 재우더라도 눕히자마자 벌떡! 일어나서는 강성울음 시작!
그래서 옆잠베개 브래드 중에서도 아주아주 유명한 라라스 베개를 구매 했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든지 많이 울다가 한 3일차부터 잘 잤던 것 같아요.
어찌나 잘 자던지... 저녁 8시쯤 아기를 눕히면 딱 잘만큼 자고 새벽 수유할 때 일어나는게 아니겠어요??
진짜 유레카를 외치면서 뒤집기 하기 전까지 편안한 황금육아기를 보냈답니다.
하지만 몰랐죠, 이제 아기는 라라스 없이는 잠들 수 없는 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요...😢
📌아기도 울고 나도 울고... 눈물로 얼룩진 수면교육 (패밀리 침대 살말살말)
아기가 뒤집기를 하면서 점점 라라스에 탈출을 하려고 했어요.
낮잠 한번 자고 일어나면 이미 얼굴 반은 라라스에 파묻히기 일쑤...
이대로 가다간 진짜 위험하겠다 싶었고, 혹여나 라라스 배게가 애착인형처럼 될까 걱정이었어요.
(그 큰 걸 매번 외출 할 때마다 들고다닐 생각하면 어후 절레절레)
그래서 큰 맘 먹고 4개월차부터 분리수면 + 수면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쉬닥법, 퍼버법, 안눕법 많이 들어보셨을 거에요. 각각의 설명은 거두절미하고
저는 이 세가지를 적절히 섞어가며 진행했어요.
디테일 하게 설명드리자면요,
1. 수면의식 시작(오후 7시부터 약 한시간 걸림)
목욕 → 집 안 전체 소등 → 막수(수유등 켜고) → 트림 시키기 → 기저귀 갈기 → 자장가 불러주기 → 침대에 눕히기
(이 의식은 15개월이 된 지금까지도 지키고 있어요. 현재는 막수, 트림이 빠졌고 목욕은 저녁 식사를 끝내자마자 바로 해요)
이 과정을 빠르게 진행한다면 30분 내에도 끝나겠지만 저는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했어요.
2. 눕히기
이제 잘 시간이 되었고 졸린 신호를 파악했다면 아기를 침대에 눕혀 줍니다.
하지만 아기는 눕히자 마자 바로 울겠죠! 저는 옆에서 아기를 쉬닥으로 달래줍니다.
절대 안아 올리지 않고 누워있는 채로 토닥여요.
5분 정도 쉬닥 후 잘자~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당연히 아기는 계속 울거에요.
이제 거실에서 1분 정도 기다려 줍니다. 그리고 1분이 지나면 다시 들어가서 5분 쉬닥을 반복해요.
처음엔 1분, 그 다음엔 3분, 그 다음엔 5분 이렇게 천천히 늘려 나갔어요.
둘쨋 날에는 5분, 10분, 15분 이렇게 늘렸습니다.
(이 짓을 두세시간 가까이 했어요....🥲)
쉬닥을 하다보면 아기가 울음이 살짝 진정 될 것 같은 느낌이 오실거에요.
흐어엉 울다가 잠시 흐느끼며 잠잠.... 그리고 다시 끄아아앙 울다가 조금 줄어드는 구간이요.
그 구간이 오면 저는 다시 거실로 나갔습니다.
만약 쉬닥으로도 진정이 안되고 점점 강성울음으로 커지면 저는 안눕으로 달래주었어요.
안아서 달래다가 진정이 되면 눕히고, 울면 다시 안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다가 진정이 되면 쉬닥으로 바꾸기도 하면서 상황에 맞게 적용했어요.
이때가 정말 제일 힘들죠... 아기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한 손으론 토닥이면서 한 손으로는 휴대폰 밝기 최대한으로 낮추고
패밀리 침대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담았다 뺐다 하는 저를 발견했답니다...흑
📌매일 아침 7시, 우리 루틴의 첫 단추
그러다 어느 날, “하루의 시작을 고정해보자”는 이야기를 보고 매일 아침 7시에 아기를 깨우기 시작했어요.
사실 처음엔 ‘내가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도 버거운데, 아기까지?’ 싶었죠.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며칠이 지나자 아기가 스스로 7시쯤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하루의 시작이 일정해지니까, 낮잠 시간도 점점 정해지고
수유, 놀이, 잠자는 시간까지 루틴이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생기더라고요.
기/상/시/간/고/정 이게 진짜 수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키키키포인트였어요!!
(밑줄 꽉 돼지꼬리 땡땡!)
그리고 수면교육 3일차에 조금씩 지쳐가던 저는 세시간 가까이 쉬닥/안눕/퍼버를 반복하다가
겨우겨우 재우고는 너어어무 힘들어서 '에라이 울던 말던 이젠 나도 모르겠다! 이정도 달랬으면 이제 혼자 자라!' 하고
그냥 방에 들어가서 자버렸는데요... 아니 글쎄.... 그 다음날부터 눕히면 조금 칭얼대다가 5분 내로 잠드는거 아니겠어요...?
유튜브 채널 중에 '삐뽀삐뽀 119 소아과' 라는 하정훈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채널이 있는데 거기서
소아과 선생님이 수면 교육의 성공은 '부모가 퍼질러 자는 것' 이라고 하시더라구요ㅋㅋㅋㅋ
밤에는 울어도 혼자 스스로 자야해 라는 것을 알려주고, 아기가 그걸 깨달은 뒤에는
그렇게 조금씩, 아주 조금씩 우리 아기도 혼자 잠들기 시작했고
저도 밤에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넘나 신기한 것...)
📌때로는 흔들려도, 우리는 다시 돌아왔어요
물론 매일이 성공적이지 않았어요.
잘 자던 아기가 이유 없이 깨는 날도 있고 밤새 울고 안겨야만 잠드는 날도 있었어요.
뒤집기 지옥, 앉기 지옥, 서기 지옥, 이앓이, 분리불안 등등...
수면 교육을 시작한 4개월차부터 지금의 15개월에 이르기 까지
이유 없이 새벽에 깨서 우는 날도 많았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저였어요. 예전에는 ‘왜 안 자지?’만 생각했다면,
이젠 ‘오늘은 뭐가 힘들었을까?’, '우리 아기가 몸도 마음도 크느라 힘이 들구나'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거든요.
📌수면교육은 아이만 배우는 게 아니었어요
수면교육은 단순히 ‘잠’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아이의 리듬을 읽고, 그에 맞춰서 내 생활을 조율하고
무엇보다 아기와 나 사이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일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당신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이 글을 쓰는 지금, 우리 아기는 여전히 때로는 울고,
때로는 혼자 잘 자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라고 있어요.
그리고 나도 함께 자라고 있어요.
혹시 지금 수면교육 중이라면,
지금 이 밤이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당신, 잘하고 있어요. 정말 잘하고 있어요💗
완벽할 필요 없어요.
그저 매일 조금씩, 아기와 함께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멋진 부모예요.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분명 이렇게 말하게 될 거예요.
“수면교육,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시간 함께 버텨내길 잘했어.”